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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15회 한터 온라인 백일장 논술 부문 우수작1_ 김가현
작성자 센터지기
작성일 2020.02.06
제15회 한터 온라인 백일장 논술 부문 우수작1_ 김가현

인간은 누구나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고 받는 존재들이다. 가령 친근하게 부르려는 의도로 ‘장애우’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상대 장애인은 오히려 기분이 상한다. 반대로, 누가 자신의 콤플렉스를 지적하면, 상대에게 악의가 없더라도 상처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은 타인의 상처와 자신의 상처에 대응하려 노력한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공감 능력'을 기른다거나, 자신의 마음 상태를 다스리는 '방어 기제'를 작동시키는 식이다.
 
상처는 개인적 맥락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보편적으로 공감되는 상처도 있다. 사회 구성원들 사이엔 '공통 감각(Common Sense)'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외모에 대한 지적을 받거나, 인종 차별을 당하면 누구나 상처를 받는다. 이렇게 모두가 상처를 쉽게 공감하는 상황에서는 공통 감각을 거스르며 상처를 주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 상처를 받는 사람이 '방어 기제'를 작동하기보다, 주는 사람이 '공감 능력'을 더 길러야 하는 이유다. 외모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는 것, '칭챙총', '깜둥이', '코쟁이'와 같은 인종차별적 단어를 쓰지 않는 것은 사회적 불문율에 가깝다. 불문율은 다른 말로 '매너'라고도 한다.
 
카톡이나 문자로 하는 이별 통보는 큰 상처를 준다. 이별 통보는 어떻게 해도 상처 되기 마련이나, 만나서 하는 이별과 휴대전화로 하는 이별에는 차이가 있다. 만나서 대화를 하면,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터놓고, 표정과 말투로 감정을 파악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따라서 대화를 마친 뒤에는 오해와 미련이 남지 않고, 상처도 천천히 치유된다. 반면 휴대전화를 통한 이별 대화에는 매개체가 '텍스트'라는 특성 때문에 큰 제약이 따른다. 하고 싶은 말을 온전히 할 수 없고, 상대의 생각과 감정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더구나 상대가 대화를 거부하면 대화는 끝이 난다. 때문에 그 뒤에는 오해와 미련, 상처와 배신감이 한 가득 남는다. 찝찝하게 남아 있는 불행한 생각은 상처를 더 곪게 한다.
 
카톡이나 문자로 이별을 통보 받았을 때 받는 상처는 '공통 감각'이다. 일리노이 주립대 연구진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조사 참여자들이 꼽은 최악의 이별은 문자 통보와 잠수 이별이었다. 국적과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누구나 휴대전화로 이별 통보 받으면 상처를 받는다. 따라서 사랑하는 마음이 식었더라도 만나서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 ‘매너’이며, 카톡 통보는 하지 말아야 할 불문율이다. 카톡 통보자에게 더 많은 역지사지의 자세, ‘공감 능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는 있다. 데이트 폭력을 당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는 대체로 우발적이다. 한국여성의전화의 데이트 폭력 분석 결과, 범행동기로 ‘우발적인 범행’이 가장 많았다. 만나서 이별을 통보할 경우 자칫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카톡 통보가 오히려 권장된다. 사이버 연애를 해서 실제로 만난 적이 없는 경우, 만난 기간이 너무 짧은 경우 등은 카톡 통보가 용인되는 사례다. 통보를 받을 상대의 상처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뚜렷한 이유 없는 ‘단순 회피식’ 카톡 통보는 지양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