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더욱 특별하게
기억하는 방법
나만의 여름 향수 만들기

안녕하세요, 향을 하는 김태형입니다.

우리는 향기가 범람하는 세상 안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짧은 하루 동안에도 정말 다양한 향기를 마주하고 느끼죠.
그 중 여러분의 코가 이끌리는 향기는 무엇인가요?
그것은 어떤 여정을 거쳐왔고,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향이 가져다주는 행복, 아니 향이 일깨우는 개인적인 기억과 추억만 헤아리더라도
이는 생각보다 중요한 질문임을 알 수 있답니다.
하지만 우리는 향기를 꽤나 무감각하게 지나쳐 보내고 있습니다.

보통 조향 체험을 하게 되어도 특정한 주제나 컨셉 없이
선호하는 향료들로만 배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허나 창작자가 메시지를 담지 않은 향은 오래 기억되지 않는 법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향을 쌓아가볼까 합니다.



강의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시향을 하는 시간과 조향을 하는 시간.
시향을 하는 시간에는 제가 준비한 내용을 들으며 그에 부합하는 원료나 향수를 음미하시면 됩니다.
저는 조향계의 기본적인 이론에서부터 역사, 브랜드와 조향사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많은 이야기를 전해드릴 거예요.
이는 절대 재미를 위한 가십거리로 소비될 내용이 아닙니다.
어떤 향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답니다.
모든 누보떼 (Nouveauté)는 항상 클라식 (Classique)을 거름 삼아 탄생하기 마련이니까요.

이제 직접 향기를 만들어 볼 차례입니다.
조향이 참 매력적이고 어려운 이유는 예측 불가하다는 점 때문일 것이에요.
A와 B가 만나면 AB나 C가 나오겠거니 생각하지만,
실상은 F가 나올 수도 Z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작은 규모로 향을 조합할 때도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하죠.
잘 해낼 수 있을지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제가 강의 내내 여러분께 도움을 드리기 위해 곁에 있으니까요.



이번 조향 주제는 '여름' 입니다.

여름,
여러분 눈앞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풍경은 무엇인가요?
그 풍경과 함께 떠오르는 향이 있나요?

방금 막 씻어낸 듯한 푸른 하늘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를 닮은 아쿠아 계열부터
쏟아지는 햇빛 속 산뜻함을 더해주는 시트러스 계열
시원한 녹음을 닮은 우디 계열 향까지

직접 만든 향기 안에 여러분만의 여름을 담아보세요.



그럼 곧 시작될 강의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곧 만나요!

* 이미지는 예시 사진입니다.

김태형

2013년 프랑스로 떠났다. 곧이어 향을 시작했다.
파리에 위치한 향수 대학교 에꼴 슈페리오르 뒤 파르팡 (École Supérieure du Parfum) 을 거쳐,
베르사유 소재의 향수 대학원 이집카 (ISIPCA) 에서 이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2019년 서울로 돌아와 향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조향 아카데미 아뜰리에 드 가브리엘 (Atelier de Gabriel) 을 설립하고,
향을 가르치는 프라그랜스 튜터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향수 브랜드 '에트르라 (ÊTRE-LÀ) '의 대표 조향사이며 『나는 네Nez입니다』 와 『향수 A to Z』 를 저술 및 번역했다

1강_ 조향학개론

조향사는 향수를 만드는 것이 아닌 향을 다루는 일을 하는 직업입니다. 그러므로 첫 번째 시간에는 보다 원론적인 내용을 통해 수강생분들께 이번 강연의 내용이 향수가 아닌 향에 맞추어져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킵니다. 우선 프랑스에서 통용되는 parfum 의 정의와 해당 단어의 유래, 향을 구성하는 3 요소, 향수의 카테고리와 구성, 향료의 종류 등 기초적인 이론을 전달하고, 프랑스 조향사 협회인 SFP 에서 분류한 7가지 향 계열을 통해 앞으로 구성해볼 향기의 종류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2강_ 향료 연구

향료는 미술가의 물감처럼 조향사가 향을 구성하는데 사용하는 가장 근본적인 재료입니다. 당연히 향을 직접 다루기 위해서는 이 재료들을 이해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조향 실습 때 사용될 20여 가지의 향료들을 직접 사용하고 그들을 퍼퓨머리 랭귀지 perfumery language 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며 향 프로필 시트를 작성합니다.

3강_ 브랜드와 조향사

브랜드는 예술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실체적으로 구현된 결과물입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향수 브랜드들은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향수를 이해하는데 있어 브랜드와 그 중심에서 활동한 조향사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역사적인 향수들을 함께 시향하며 다음 시간에 자신이 만들어 볼 향기 또한 구상하여 봅니다.


4강_ 기본 조향

조향에 사용할 재료부터 레퍼런스가 될 향기까지 모두 시향해보았으니 이제 직접 향을 다루어볼 차례입니다. 조향은 블럭쌓기 놀이를 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먼저 가장 핵심이 되는 뼈대를 만들고 그것을 더욱 아름답게 보이도록 치장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포뮬레이션 시트를 작성하는 방법을 배운 후 자신이 만들어볼 향기의 뼈대를 구상하고 조합해 봅니다.

5강_ 심화 조향

뼈대를 완성하였으면 옷을 입힐 차례입니다. 지난 시간에 조향한 향기를 시향하며 수정 작업을 거칩니다. 그리고 뼈대에 새로운 향료들을 조금씩 추가해가며 향을 완성시킵니다.

6강_향수 품평회

향은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기 때문에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반대로 향을 자주 표현할수록 생소한 향기일 지라도 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다른 수강생분들께 직접 만든 향기를 소개하고 함께 시향해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리고 각 향기에 주관적인 의견을 덧붙이며 소통합니다. 품평회가 끝나면 하나 뿐인 향기를 담은 향수를 만들어 봅니다.